잠든 공주를 만나기 전, 우린 사고를 겪었다.
광부 수입은 꽤 짭짤한 편이라고 생각했으나 위험에 비해 수입이 적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 날 동굴이 무너져 갇히고 만 것이다.
바위들 틈새로 공기는 통했지만 먹을 것이 없었다.
챙긴 물은 적었고, 음식은 더 적었다.
몇 주가 흘렀다. 탈출할 수단을 죄다 써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우린 점점 말라갔고 갈증과 허기에 지쳐버렸다.
결국 모두 동의했다.
어떤 방법을 써서든 살아남아 도움을 기다리자고.
그리고 우린 살아남았다.
광부 조합원들이 우리가 실종된 것을 알고 수색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도움의 손길은 너무 늦었다.
우리가 뼈를 잘 숨겼기만을 바란다.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그날 이후 마음의 고통을 다스리는 방법은 저마다 달랐다.
언제나 활기찼던 친구는 매일 꾸벅꾸벅 졸고만 있다.
동료 중 가장 똑똑했던 친구는 그 충격으로 멍청이가 되었다.
개중에는 술을 달고 살아서 행복하게 지내는 친구도 있지만, 난 도통 잠을 잘 수가 없다.
해가 지면 손에 아직도 피가 묻어있는 것 같다.
난쟁이 고기가 어떤 맛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우린 안다.
그날 이후론 뭘 먹든 그 맛이 잊히지 않는다.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고, 우린 나쁜 짓을 한게 아니라고 되뇌지만 전부 헛소리인 걸 알고 있다.
이제 내가 왜 심술이가 되었는지 이해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