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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선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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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엄마

게시일
2022/12/26
제가 고3때 겪은 이야깁니다.. 약간 기묘한 이야기네요.. 학교에서 야자마치고 학원까지 갔다가 오면 1시인데요, 학원에서 마치고 바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당시는 금요일이였구요.. 놀토도 없는 고3은 그냥 금욜이나 마찬가지였죠..
집에 도착해서 아파트 엘베를 기다리는데..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묘하게 타기 싫더라구요..
그냥 갑자기 집에 가기 싫어졌다고나 할까요? ᄒ
다음날 학교에 가야해서 어쩔수 없이 집엔 가야 했으니 걍 탔습니다.
10층에 도착해서 열쇠로 문을 따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되게 이상했습니다.. 그냥 기분이요..
막 집이 음침하다고 할까나?
뭐 불이라곤 수족관에서 나오는 푸르스름한 빛 밖에 없으니 그냥 기분이 그러려니 하고 들어갔습니다.
거실을 쓱 지나치는데.. 배란다에 사람이 서 있길래 놀라서 쳐다보니 엄마가 베란다 밖에 서서 이쪽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습니다.
"아 깜짝이야! 거기서서 뭐하는데? 오늘 가게 빨리 닫았어?"
제가 집에 와서 씻고 간단히 간식을 먹고 있으면 어머니가 가게를 닫고 오셨었는데 먼저 들어와 있으니 오늘은 가게를 빨리 닫았나 보다 했죠
이러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씻고 물을 마시려고 냉장고 문을 열려고 하는데
냉장고 앞에 쪽지가 붙어있었습니다.
『 아들! 오늘 엄마 엄마친구들이랑 여행가는거 알지? 밥이랑 반찬은 냉장고에 있고 빨래거리는...』
'아 맞다. 엄마 오늘 놀러간다고 했지.. 참나, 아들은 공부한다고 이렇게 피곤하게 사는데..'
그러고는 자러 들어갈려고 하는데...어? 어? 저는 얼른 베란다를 봤습니다. 역시 엄마가 밖에 서 있는겁니다..
"엄마!!어..엄마?"
놀라서 다가가다가 문뜩 제자리에 섰습니다..
분명 생긴건 엄마가 맞았는데요..
무표정으로 자길 쳐다보는데 눈빛이 정말 소름 돋았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있는것 처럼 약간 사람눈 치곤 눈이 너무 컸어요..
소름이 쫙 돋더니 머리가 쭈뼛쭈뼛 섰습니다..
사람이 아니다..
직감적으로 엄마가 아니란걸 느꼇죠..
아버지는 다른지역에 직장이 있으셔서 주말에만 집에 오시고
형은 대학생이라 자취를 하고 있었죠..
즉.. 집에 혼자였던 겁니다..
일단 든 생각은 집을 나와야 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계속 베란다 밖의 그것을 쳐다보면서 살금살금 현관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아 그런데....
베란다 밖에 그게 계속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아무것도 안하고 고개만 살짝 돌리면서 계속 저를 쳐다보는데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나고 오줌지릴꺼 같았습니다..
다행히 현관을 잠그지는 않아서 손잡이만 돌리면 바로 나갈수 있었고 그래서 고개도 못돌리고 계속 그것을 쳐다보면서 게걸음으로 옆으로 살금살금 움직이고 있었죠..
시선을 떼면 갑자기 그것이 배란다 문을 열고 달려 들꺼 같아서 시선을 못 떼겠더라구요..
현관까지 대락 10걸음 안쪽으로 남았을때 달려서 현관을 열고 계단으로 광속으로 달렸습니다..
숨은 턱까지 차고 땀은 줄줄 흘렀지만 귀는 발소리에만 집중했습니다.. 혹시 쫒아오는 발소리가 나지는 않는지..
그렇게 순식간에 1층에 도달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뒤적뒤적
..?
"아 ㅂㅅ!!!"
그렇습니다.. 형과 112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휴대폰이 교복주머니에 있었던 거죠..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맨발에 잠옷차림으로 나온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경비실 아저씨에게 찾아가 말하는거 뿐이였죠..
밖으로 나와서 관리실로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문뜩 우리집 베란다를 봤습니다..
아 근데.. 그게 베란다에 아직 서서 저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진짜 눈물 짜면서 관리실까지 맨발로 뛰었습니다..
경비실에 있던 경비 아저씨는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죠..
저는 우리집에 누가 있다고 전화좀 쓰자고 했죠..
결국 형을 부르고 112에 신고도 했습니다.
경찰이 왔고 같이 집으로 갔죠..
아니 근데..
분명 현관문이 열려있어야 하는데..잠겨 있었습니다..
저는 열쇠도 없는데요..
결국 문을 따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제 방과 부엌에 불이 켜져있고 그대로였습니다..
경찰은 집안을 수색했고 결과는 아무도 없었죠...
경찰말로는 아무런 침입의 흔적이 없더랍니다.
아무리 말해도 경찰은 안믿었죠..
엄마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배란다밖에서 자길 쳐다보고 있었다는 말을요.
그러고 실랑이를 하는데 형이 왔습니다..
일단 형이 경찰을 보내고 난 후에 저는 집에 불을 다 켜고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저는 형의 반응을 예상했죠..
"이 새퀴가 미쳤나.. 헛거보고 이 형을 이 새벽에 여기까지 불러?"
개 욕듣고 한대 맞고 끝나겠거니 했습니다.
그러나 형의 대답은 예상과 많이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너도 봤냐?"
그러고 형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형이 저번주 주말에 반찬좀 가져갈려고 집에 왔었잖아? 그때 넌 학원갔다가 친구집에서 자고 온다고 해서 형 혼자 집에 있었잖아.. 엄마는 가게에 있으니깐.. 슈퍼가서 담배랑 뭐 군것질할꺼 좀 사서 집에 오는데 ᄊᄇ 집이 이상한거야.. 분명 거실불을 켜놓고 간걸로 기억하는데 거실불이 꺼져 있더라고? TV는 그대론데.. 그래서 불을 켰다? 팟! 불이 들어오니깐 엄마가 안방 문지방에 서서 날 보고 있는거야!! 한 문이 한뼘쯤? 열려있는데 거기서서 문 사이로 날 보고 있는거야 놀라서 들고 있는것도 떨어트렸어.. '아 뭐야 엄마.. 불도 꺼놓고 아들 놀래킬려고 그런거?' 이러고 과자를 집어 드는데 이상한거야... 느낌이..사람이 육감이란게 있잖아..그러고 다시 딱 쳐다보는데... 아직도 날 쳐다보고 있더라고? 근데 눈이! 눈이 ᄉᄇ 사람눈이 아니였어..기억한다 그눈... 눈이 이상하게 뭐랄까 소름돋게 막 귀신영화에 나오는 귀신들 눈같은거야... 그 뭐냐? 동공? 흰자는 되게 많은게 까만자는 되게 작은거 있지.."
"아 맞아.. 맞아!! 형.. 그래서 눈이 커보였어.. 동공이 작았던 거였어.."
"아 ᄉᄇ진짜? 미친..암튼 아 온몸에 소름이 돋데? 계속 날 쳐다보는데...몸도 못움직이겠고..막. 아..ᄉᄇ 소름돋아.. 그러고 식은땀만 줄줄줄 흘리고 있었어.. 그 ᄉᄇ것은 아무것도 안하고 문 열린 틈으로 계속 쳐다만 보고 있고.. 도망쳐야 겠다 생각하는데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거야.. '아들! 거기서 뭐하고 있어?' '엄마??? 얼른 돌아봤지..진짜 우리 엄만거야..아 형이 부끄럽지만 눈물도 살짝 나더라.." "형... 난 울면서 관리실까지 맨발로 뛰어갔어.."
"ᄏᄏᄏᄏ ㅂㅅ 아무튼 엄마가 '아들! 왜그래? 어디 아퍼?' 그리고 난 얼른 안방을 봤지..혹시 엄마한테도 해코지 하면 어쩌나 해서.. 근대 아무도 없데? 진짜 아무도 없었어.. 그래서 야구배트하나 들고 용감하게 안방문을 슥 밀었어. 엄마는 지켜야겠는거야.. 근대 ᄉᄇ안방엔 아무도없는거야.. 창문도 잠겨있고 혹시나 해서 옷장문도 다 열어보고 침대밑에도 뒤져보고.. 진짜 아무도 없어... 엄마는 내가 왜 이러나 하고 있었지.. 집에 아무도 없는거 확인하고 엄마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내 이마를 짚어보더니.. 열은 없는데..' 아 이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진짜 헛걸 봤는가 보다 해서 그냥 넘겼지.. 근데 너도 봤냐? 아 ᄉᄇ 울집에 귀신사나봐.."
말을 마친 형과 저는.... 5분 정도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제 둘 뿐인 집은 정적만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저하고 형은 당장 밖으로 튀어 나와서 PC방에서 밤새 게임을 했죠..
ᄒᄒ 형이 이야기를 하고보니 집안에 그걸 본 두명만 있었으니깐 더 무서웠습니다.. 우리들이 본 게 헛것은 아니였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