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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선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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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게시일
2022/12/27
꿈속에서 나는 루이스라는 금발 아니면 연한 갈색 머리의 남자애였고 엄마는 작가였어.
나는 엄마를 진짜 좋아했는데, 어릴때는 잘 몰랐지만 한 15살 쯤 되니까 엄마가 나를 일부러 무슨 행동을 하게 시키고 잘하는지 못하는지의 유무에 관계없이 칭찬을 해주거나 그 반대면 욕을 하거나 폭력을 씀.
칭찬을 해줄땐 그냥 "잘했어 루이스." 하고 머리를 몇번 쓰다듬는게 끝인데 욕을 할 때는 "너 때문에!!! 너 때문에!!! 내가 망하면 어쩌려고 그래 이 미친새끼야!!!" 하고 날 발로 차고 물고문시키고 그럼.
그런데 나는 어릴때부터 그걸 당해왔으니까 당연히 말뿐이지만 칭찬을 받고싶어서 매사에 정말 열심히 함.
그래도 아예 인간이 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개처럼 냄새를 맡아 엄마가 간 곳을 따라오렴, 혀에 불을 붙여서 불은 무슨 맛인지 알려주렴. 이런거.
그런것까지 시키는거야. 내가 점점 클수록. 어릴때도 시켰던 걸 다시 시키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튼 당연히 모든 것을 다 하진 못했고 가끔 쉬운일도 실수해서 못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때마다 폭력이 뒤따름. 그래도 밥은 적게나마 하루에 한두끼씩은 매일 먹었음. 그리고 엄마가 글쓰는걸 딱 한번 봤는데 그날 정신을 잃을 정도로 혼났었고.. 막 엄청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는데 꿈속의 내가 자면서 악몽으로 그 일을 자주 꿨음.
언제더라 내 생일같았음. 난 내 생일을 몰랐고 생일이란것이 있는 줄 몰랐는데 엄마가 시킨 것을 하고있던 언젠가 모르는 여자애가 생일에 대해서 알려줘서 내가 엄마한테 물어봤었음.
나 혼자 생일 축하한다고 종이에 '루이스 생일 축하해'이런거 쓰고 있는데 엄마가 무슨 주스를 가져왔음.
엄마가 오늘 내 생일이라고 주스를 직접 만들었대서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는거야 그 맛이 뭔진 잘 모르지만 달코 상큼했었던 것 같음.
그래서 순식간에 다 먹고 감사하다고 말하는데 나를 칭찬해 주는 거야. 평소보다 더 격하게.
바보같지만 나는 그게 너무 좋았고 그 주스를 마실 때 마다 칭찬받는걸 알게되니까 엄마가 주스를 언제 주나 기다리는 정도에 다다름.
몰라 난 학교도 아르바이트도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만 있어서 엄마가 뭘 시키지 않으면 다 자유시간이었는데 그때도 그런 자유시간이었음.
밥을 먹고 침대에 누워서 항상 엄마가 주스를 주던 4시가 되기를 기다리다가 잠들었는데, 죽었음. 진짜 어이없게도 죽었는데, 내가 다시 눈을 뜬건 죽은지 거의 한달? 두달?정도 되었을 때 영혼상태로 눈을 뜨게 됨.
죽어있는 동안 엄마를 보지못했던 탓에 엄마를 찾아서 떠도는데 엄마가 무슨 기자회견 같은 곳에서 인터뷰 중인거야.
"작가님 정말 생생한 스토리를 가진 책이었는데, 혹시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나요?"
"음... 저는 사실 아들이 하나 있어요. 지금은 집에 있구요. 제 아들은 모든 것에 호기심이 아주 많은 아이죠. 그래고 그당시 가정폭력을 당하는 아이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었죠. 거기서 영감을 얻었어요."
그 이후로 소감같은 것도 묻고 그랫는데 엄마는 살짝 웃으면서 감히 제가 이런 흥행을 일으킬 줄을 몰랐어요. 제 책으로 인해 아이의 인권에 대한 운동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합니다. 후속편도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 주시고요... 이런 식으로 말함.
난 점점 멘붕이 오기 시작함...
다시 집으로 가보니 난 침대에서 죽은 모습 그대로 녹는 중이었고, 벌레가 득실거렸음. 단지 내 방에서도 나도 몰랐던 지하실로 침대째 옮겨짐.
그리고 난 이제 영혼이니까 몰래 엄마의 방으로 들어가서 엄마가 냈다는 책을 읽는데 정말 가관인거야.
개처럼 냄새를 맡아서 따라오라고 엄마가 시켰던 일은[찰리는 아인슈타인처럼 호기심이 많았다. 어느날은 자신이 개처럼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며 온 정원 사이를 바닥에 코를 대고 네 발로 기어다닐 정도였다...]라고 미화되어 쓰여진거... 이때 영혼인데도 소름돋았음.
난 영혼이라 엄마에게 보이지 않지만. 엄마가 너무 무서워서 숨어다녔음. 거의 내가 죽어있는 방에만 있었는데 가끔 엄마가 들어와서 시체 사진을 찍고 갔음.
지하에만 있다보니 바깥이 보고 싶어서 잠깐 창문을 열었는데 그게 반지하 창고 그런거라 창문을 열면 옆집 정원 울타리와 땅이 보이는? 그런거였는데
내가 우연히 창문을 열어서 옆집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엄마가 체포되었음.
사람들은 모두 멘붕했고 엄마는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찬 채로 기자회견같은걸 또 했음.
"사실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찰리가 작가님의 아들이었습니까?"
"찰리를 작가님이 직접 죽인겁니까?"
등등의 질문들과 카메라 셔터가 엄청나게 쏟아졌고 엄마는 잠자코 듣고 있다가 딱 몇마디 했음.
"너가 그런거 알아, 루이스 지옥에나 가. 씨발"
그런데 이걸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말하는데 엄청 무서워서 진짜 지릴뻔 했음. 그러고 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