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재혼이었고 10살 된 딸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항상 딸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몇 번 다투긴 했지만 심하게 싸운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전 둘의 관계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남편은 정말 좋은 아버지였거든요.
남편은 보물 찾기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사실 제가 남편을 만나게 된 계기도 보물 찾기였습니다.
딸과 보물 찾기를 하며 노는 모습을 보고 제가 말을 걸었거든요.
마을 전체에 보물을 숨겨놨다더군요.
딸을 위해서 그렇게까지 하는 아버지가 어디에 있겠어요?
그런 얘기를 했더니 번호를 물어보길래 알려줬었죠.
딸은 저를 잘 따랐어요. 여느 엄마와 딸처럼 다투기도 했지만 대체로 잘 어울렸습니다.
어느날 딸이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온다고 해서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집으로 들어온 경찰은 크게 심호흡하더니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몇 블록 떨어진 숲에서 딸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했습니다.
온몸이 조각난 채로 흩뿌려저 있었다고요.
그 뒤로 남편은 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딸을 죽인게 후회됩니다.
남편을 힘들게 하려는건 아니었어요.
전 정말 남편이 좋아할 줄 알았어요.
딸의 몸 조각을 하나씩 찾는 걸 재미있어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딸과 보물 찾기는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가지니까요.